회진 시간에 대한 인식: 임상적 비네트를 활용한 환자와 의사, 의과대학생에 대한 연구
Perceptions of Ward Round Time: A Vignette-Based Study of Patients, Physicians, and Medical 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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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Limited opportunities for communication with physicians consistently receive the lowest scores in South Korea’s Patient Experience Assessment, largely because of insufficient and inconsistent ward rounds. However, little is known about how physicians and medical students perceive this issue from the patient’s perspective. This study aimed to examine whether physicians hold more positive views of ward round time than patients and whether medical students, as future physicians, already share similar perceptions.
Methods
An experimental vignette design was used to compare perceptions of ward round time between patients and physicians, and between physicians and medical students. Four hypothetical ward round scenarios were presented, varying in duration and frequency: 1 minute daily, 3 minutes daily, 1 minute every 2 days, and 5 minutes every 2 days. Data came from two separate surveys involving 186 patients, 291 physicians, and 303 medical students.
Results
In the “1 minute daily” vignette, 60.1% of physicians and 61.9% of patients expressed negative perceptions. For the “1 minute every 2 days” vignette, more physicians (92.4%) than patients (82.3%) reported negative responses. Across all groups, more positive perceptions were associated with longer and more frequent ward rounds. Contrary to expectations, physicians viewed limited ward round time as insufficient—at levels comparable to or even exceeding those of patients. Medical students generally held more negative views of short ward rounds than both physicians and patients.
Conclusion
Physicians and medical students recognize limited ward round time as a problem, at least as much as patients do. These findings support initiatives aimed at improving patient–physician interaction in inpatient care settings.
Ⅰ. 서론
의료의 질의 핵심 요소로 환자중심성이 강조되면서[1], 여러 나라에서는 환자경험 평가를 통하여 의료기관별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2, 3]. 그런데 환자경험 평가 결과의 공개가 환자경험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평가 결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난 의료기관을 환자들이 더 선택적으로 방문한다는 선택 경로(selection pathway), 또는 의료기관이 환자경험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변화 경로(change pathway) 중 적어도 한 가지는 작동해야 한다[4, 5]. 국내에서 환자경험 평가 결과 공개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으나, 변화 경로에 대한 연구는 존재한다. 환자경험 평가 시행 이후 의료기관 경영진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인식과 관점의 변화, 교육 등 관련 활동의 증가가 일어났다[6,7]. 다만 이러한 변화가 환자경험의 실질적 개선을 낳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환자경험 평가가 시작된 이래 입원 환자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일관되게 부각된 항목 중의 하나는 회진 시간에 관한 것이었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 질적 연구의 결과에서도 회진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충분하지 않은 점이 주요 문제점으로 나타난 바 있다[8]. 입원 환자 회진 중 의사소통 내용에 초점을 맞춘 국내 선행 연구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회진 시간은 내과계 평균 55.3초, 외과계 평균 93.8초였으나, 환자가 선호하는 회진 시간은 5분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9]. 회진 시간은 입원 진료 과정에 대한 정보 제공, 심리사회적 지원, 환자의 우려 및 문제 해결, 오류 및 의사소통 장애 감소, 환자와 의사가 함께하는 의사결정, 환자 교육 등을 통해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10, 11]. 따라서 회진 시간이 부족한 경우, 환자경험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치료 결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입원 환자의 관점에서는 회진 시간이 중요한 질적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의사들이 회진 시간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대다수 의사들은 현재의 회진 시간이 충분하다고 인식할 수도 있다. 현재의 부족한 회진 시간을 불가피한 혹은 자연스러운 현실로 받아들이며 정당화,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으며, 그 결과 부족한 회진 시간에 대해 의사는 환자보다 덜 부정적으로(더 긍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부족한 회진 시간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내재적 동기 역시 낮을 수밖에 없으며,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반대로, 의사들 역시 불충분한 회진 시간 문제에 대해서는 환자들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회진에 관한 구조적 환경의 개선 또는 외재적 동기 부여를 통하여 실질적인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회진 시간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은 회진 관련 환자경험 개선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 연구는 임상적 비네트(clinical vignette)를 활용하여 회진 시간에 대한 환자와 의사 간의 인식을 비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 연구는 의과대학생도 연구 대상으로 포함한다. 의과대학생은 의료의 질에 관한 태도와 지식, 경험을 함양하는 과정에 있으며[12], 의사가 되는 사회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의사 및 환자 집단에 추가하여 흥미로운 비교 집단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만약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의과대학생이 의사와 유사하게, 환자 집단에 비해 더 긍정적인 인식을 보인다면 의과대학생은 환자경험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이미 의사와 유사한 관점을 채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이 연구는 구체적으로는 다음 두 가지 연구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첫째,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환자에 비해 의사가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가? 둘째, 만약 그렇다면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의과대학 생과 의사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있는가?
Ⅱ. 연구방법
1. 연구 대상 및 자료
이 연구에서는 회진 시간에 관한 임상적 비네트(clinical vignette) 모듈을 공통적으로 포함한 두 개의 독립적인 설문조사 자료 결과를 활용하였다. 첫 번째 설문조사는 2015년 2월에 서울 소재 2개 종합병원(1개 상급종합병원 포함)에서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경험 평가를 위한 예비조사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총 186명의 환자가 참여하였다. 환자 표본 선정은 환자경험 평가의 대상 선정 기준을 따랐으며, 훈련된 조사원이 설문을 수행하였다. 두 번째 설문조사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서울 소재 1개 종합병원(환자 대상 설문조사가 실시된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291명과 해당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임상 실습 교육을 받는 1개 의과대학의 303명을 대상으로 환자경험 인식과 건강통계 이해에 대해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었다. 의사 표본은 해당 상급종합병원 전체 전공의의 4분의 1과 전문의 100명을 목표로 하여, 23개 진료 과목 중 주로 비교적 규모가 큰 13개 진료 과목의 전공의 및 전문의를 편의 추출하는 방식으로 선정되었다. 의사 대상 설문은 진료 과목별 집담회나 회의 전후 등의 시점에 설문지를 배포한 후 수거하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의과대학생 표본은 학년별 재학생 규모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0명(6개 학년 전체 300명)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의과 대학생 설문은 학년별 온라인 모집 공고에 선착순으로 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년별 강의 후 강의실에서 설문지를 배포하고 수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온라인 모집 공고에 응하지 않았더라도 강의실에서 설문지를 작성하여 제출한 1개 학년 3명에 대해서는 분석 자료로 포함하였다. 의사와 의과대학생 표본의 선정에 대해서는 조사의 또다른 주제인 건강통계 이해 결과를 보고한 논문에 더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13].
2. 임상적 비네트와 환자경험 평가 설문 문항
임상적 비네트를 활용한 실험적 비네트 방법(experimental vignette method)은 동일한 가상적 상황을 다른 집단에게 제시함으로써, 객관적인 인식 대상을 고정한 가운데 집단 간 답변의 차이를 인식의 차이로 분리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목적에 부합한다. 이 방법은 실제 임상 환경에서 회진을 직접 관찰하고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 등을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제 상황에서는 다양한 임상적 변수가 통제되어야 하나[14], 실험적 비네트 방법은 가상적 시나리오에 기반하기 때문에 이 문제 역시도 우회할 수 있다. 요컨대, 실험적 비네트 방법은 실제 임상 환경을 반영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회진 시간의 다양한 수준을 조작하고 분석할 수 있어, 회진 시간에 대한 집단별 인식을 비교하는 데 유용하다[15].
이 연구에서 임상적 비네트는 현재 진료 환경에서 입원 환자가 경험할 수 있는 회진 시간의 길이와 빈도를 포함하되 길이와 빈도 각각의 변이를 갖는 네 가지 조건으로 설계되었다. 구체적으로 매일 1분[3분] 시나리오는 "정○○씨는 열흘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정씨는 담당 의사를 매일 정해진 회진 시간에 1분[3분] 동안 만날 수 있었다." 로 제시되었다. 이틀에 한 번 1분[5분] 시나리오는 “정○○씨는 열흘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정○○씨는 담당 의사를 이틀에 한 번, 회진 시간에 1분[5분] 정도 만날 수 있었다.”로 제시되었다. 현실성을 고려하여, 빈도가 매일인 경우에는 “정해진”이라는 단어를 포함하였고, 이틀에 한 번인 경우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네 개의 임상적 비네트는 매일 1분, 매일 3분, 이틀에 한 번 5분, 이틀에 한 번 1 분 순서로 제시되었다.
응답자는 네 가지 임상적 비네트 각각에 대하여 본인이 해당 상황의 정○○씨라고 가정하고, "정○○씨나 보호자가 담당 의사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까?" 공통 문항에 대해 답하도록 하였다. 이 문항은 환자경험 평가 조사 도구의 7번 문항 중 “귀하나 보호자가”를 “정○○씨나 보호자가”로 수정한 것이며, 답변 척도 역시 환자경험 평가와 동일한 4점 척도인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별로 그렇지 않았다", "약간 그랬다", "매우 그랬다" 중의 하나로 답변하도록 하였다.
3. 분석방법
참가자의 인구학적 특성은 기술통계를 통해 요약하였다. 먼저 각 회진 시간별, 집단별로, 최고 범주(top-box)인 “매우 그랬다”를 포함한 4점 척도 답변의 분율과 긍정 답변(“약간 그랬다”와 “매우 그랬다”) 합계 분율을 산출하였다. 회진 시간 변화에 따른 집단별 답변의 전반적인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4점 척도 답변의 분율 결과를 직관적인 그래프 형태로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집단 간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최고 범주 답변과 긍정 답변에 대해 피어슨 카이자승 분석을 실시하였는데, 두 가지 연구 질문에 따라 순차적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네 가지 회진 시간 각각에 대하여 환자 집단에 비해 의사 집단에서 최고 범주 답변과 긍정 답변이 높은 경향인지를 검토하였다. 둘째, 의사와 의과대학생 사이에 최고 범주 답변과 긍정 답변 분포의 차이가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Stata 18.0 (StataCorp, College Station, TX, USA)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이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 C-1411-080-627, C-1808-185-969)을 받았다.
Ⅲ. 연구결과
연구 참여자의 특성은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 환자 표본에서는 81.2%가 50세 이상이었으며, 성별 구성은 남성 58.1%, 여성 41.9%였다. 의사 표본에서는 30~39세(47.8%)가 가장 많았으며, 남성이 60.5%, 여성이 39.5%였고, 인턴 13.7%, 레지던트 50.2%, 전임의 10.7%, 교수 25.4%의 분포를 보였다. 의과대학생 표본은 대부분(87.5%)이 20~29세였으며, 남성 59.1%, 여성 40.9%이었고, 학년별 목표 표본수인 50명을 3명 초과한 한 학년을 제외하고는 학년당 16.5%로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회진 시간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환자, 의사, 의과대학생의 인식을 비교한 결과는 Figure 1과 Table 2에 제시되어 있다. 먼저 환자 집단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매일 1분 회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16.7%, “별로 그렇지 않았다” 45.2%, “약간 그랬다” 22.0%, “매우 그랬다” 16.1%로 나타났으나(긍정 답변 합계 분율 38.2%), 매일 3분 회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4.8%, “별로 그렇지 않았다” 16.7%, “약간 그랬다” 41.9%, “매우 그랬다” 36.6%로 나타났다(긍정 답변 합계 분율 78.5%). 1분이라는 길이를 유지하되 빈도가 매일에서 이틀에 한 번으로 감소하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답변 비율이 크게 감소하였다. 이틀에 한 번 1분 회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50.5%, “별로 그렇지 않았다” 31.7%, “약간 그랬다” 13.4%, “매우 그랬다” 4.3%로 나타나(긍정 답변 합계 분율 17.7%), 매일 1분 회진에 비해 긍정적 답변 비율이 감소하고 부정적 답변 비율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틀에 한 번 5분은 매일 3분과 매일 1분의 사이에 위치하였다. 이러한 순위 양상(매일 3분>이틀에 한 번 5분>매일 1분>이틀에 한 번 1분)은 의사 집단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환자에 비해 의사 집단이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에 관한 분석 결과는 Table 2의 1~3번째 열에 나타나 있다. 매일 1분에 대해 최고 범주인 “매우 그랬다”에 답한 환자의 비율은 16.1%였으나 의사의 비율은 3.4%에 그쳐, 오히려 의사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p<.001). 그렇지만, 긍정 답변 합계 분율은 환자 38.2%, 의사 39.9%로서 의사가 1.7%포인트 높아(p=.020), 최고 범주 답변 결과와 일관되지 않았다. 매일 3분의 경우 “매우 그랬다”에 답한 환자의 비율은 36.6%였으나 의사의 비율은 20.6%로서 역시 의사가 더 낮았으며(p<.001), 긍정 답변 합계 분율 또한 환자 78.5%, 의사 73.2%로서 의사에서 오히려 더 낮았다(p<.001). 이틀에 한 번 1분의 경우 긍정 답변 합계 분율은 환자 17.7%, 의사 7.6%로 의사에서 큰 차이로 더 낮았다(p<.001). 이틀에 한 번 5분의 경우 긍정 답변 합계 분율이 환자 48.4%, 의사 58.4%로, 의사에서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p<.001). 종합하면,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환자에 비해 의사가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환자에 비해 의사가 덜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8개 지표 중 6개).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의사와 의과대학생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는가에 관한 결과는 일관성을 보이지 않았다(Table 2의 3~5번째 열). 최고 범주 답변과 긍정 답변 합계에 관한 8개 지표를 검토하였을 때, 의사와 의과대학생 사이에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들이 5개 있었는데, 이 중 4개는 이미 의사가 환자보다도 최고 범주 답변 분율과 긍정 답변 합계 분율에서 더 낮은 경우였다. 즉, 의과대학생과 의사가 큰 차이가 없고 이 두 집단 공히 환자보다 더 낮은 양상이었다. 이 양상에서 단 하나의 예외는 이틀에 한 번 5분에 대한 긍정 답변 합계 분율이었는데, 의과대학생과 의사는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고(p=.367), 환자보다 더 높았다. 의사와 의과대학생 사이에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는 3개였는데 모두 의과대학생이 세 집단 중에서 가장 낮은 긍정적 인식을 보인 결과였다.
Ⅳ. 고찰
전반적으로 회진 시간의 길이와 빈도가 증가할수록 환자와 의사, 의과대학생 공히 긍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첫 번째 연구 질문인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환자에 비해 의사가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가에 답하기 위한 환자와 의사 간 비교 분석 결과에서, 의사가 환자에 비해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으며 오히려 의사가 환자보다도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가 우세하였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연구 질문인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의사와 의과대학생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있는가에 대한 분석은 전제가 약화되었다. 왜냐하면 의사가 환자에 비해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전제로 의과대학생이 의사를 향하여 인식의 동화가 얼마나 일어났는가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의과대학생의 인식은 긍정적인 인식 비율이 세 집단 중에서 가장 낮은 경우가 오히려 다수였다. 이러한 결과가 갖는 의미를 상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회진 시간의 길이와 빈도는 입원 환자의 환자경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환자 집단을 기준으로 보면, 긍정 답변 합계 분율이 매일 1분 38.2%, 매일 3분 78.5%로, 이 범위에서의 회진 시간 길이의 연장은 대폭적인 환자경험 개선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빈도가 이틀에 한 번으로 줄어들더라도 길이가 5분이면 긍정 분율 합계는 48.4%로 나타나 길이의 감소를 상쇄하였다. 이틀에 한 번 1분은 긍정 답변 합계 분율이 17.7%로 네 가지 회진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낮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회진 시간의 길이와 빈도 감소가 부정적 환자경험을 낳는다는 기존의 지식을 일반적인 재확인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양상은 의사와 의과대학생에게도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틀에 한 번 5분의 경우 긍정 답변 합계 분율이 환자 48.4%, 의사 58.4%, 의과대학생 62.1%로, 환자에 비해 의사와 의과대학생은 회진 시간의 길이 연장을 통하여 빈도 감소를 상쇄하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좀 더 관대한 인식을 보인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둘째, 의사는 부족한 회진 시간에 대해 환자와 문제 인식을 대체로 공유하고 있다. 예상과는 달리, 동일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환자에 비해 의사가 일관되게 더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의사가 환자보다도 더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문제의 인식이 문제의 개선 노력을 위해 필요한 내재적 동기의 핵심 요소라고 볼 때, 이러한 결과는 입원 환자의 회진 시간에 관한 환자경험의 개선을 막는 가장 중요한 장애물이 의사의 인식 부족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결과는 입원 환자의 회진에 대해 의료진이 시간 부족을 가장 주요한 제약 요인으로 지적한 선행 연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9,16,17]. 이 연구들은 전체적으로 회진 시간의 부족을 야기하는 구조적 한계를 언급하고 있으며, 이 연구의 결과 역시 의사들도 최소한 환자와 비슷한 정도로 부족한 회진 시간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근거를 추가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입원 환자의 회진에 관한 환자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 연구에서 밝힌 의사의 문제 인식을 넘어 내재적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과 외재적 동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그리고 구조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의과대학생은 동일한 회진 시간을 두고 의사, 환자보다도 회진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대체로 더 높았는데, 이러한 결과는 회진 시간에 대한 의과대학생의 인식이 환자와 의사 사이에 위치하되 의사에 좀 더 가깝게 위치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것이었다. 의과대학생은 부족한 회진 시간에 대하여 다른 두 집단에 비해 더 엄격하게 규범적인 관점에서 평가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의학교육 과정에서 환자-의사 간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위한 태도와 습관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고려할 때, 이 연구에서 나타난 의과대학생의 인식은 그러한 교육이 그들에게서 효과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하나의 필요 조건 충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환자 표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은 의과대학생과 의사들이 회진 시간의 부족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결과는 향후 의사 집단이 회진 시간 문제에 있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몇 가지 강점을 가진다. 첫째, 환자의 관점, 정책 및 임상적 맥락에서 공히 중요한 입원 진료의 질적 문제인 회진 시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다. 특히, 시행 인 환자경험 평가에서 일관되게 낮은 점수를 기록해 온 문항에 대하여 실제 조사 문항을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회진 시간이 입원 환자의 관점에서 절실하게 개선이 필요한 항목이라 하더라도 의사의 회진 시간을 단기적으로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데, 회진 시간은 의사 인력의 제약 외에도, 역사적으로 형성된 입원 진료의 관습(custom), 위계적 의료 문화에서 작동하는 권력 관계, 그리고 개별 의사의 외래 진료와 수술장 업무, 교육과 연구 등과 경합하는 시간 배분의 습관(habit)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18]. 이러한 구조적 요인들 외에도 궁극적으로는 회진이 환자-의사 수준의 행위임을 고려하면, 그러한 상호작용의 일 주체인 의사들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조명하였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강점이 있다. 둘째, 환자와 의사, 의과대학생을 포함하였다는 점이다. 의료의 질에 대해 환자와 의료인은 다양한 이유로 다르게 이해하기가 쉬운데[19], 이 연구는 회진 시간이라는 환자에게 중요한 입원 의료의 질 문제에 대하여 공동생산(coproduction)의 직접적 참여자인 의사와 예비 의사인 의과대학생을 포함하여 환자의 관점에서 보도록 하였다. 일반적으로 규범적인 표준(normative standard)을 절대적으로 설정하기 어려운 의료 문제에서 환자의 인식을 기준점으로 삼고 의사의 인식을 비교하였다는 점에서도 강점이 있다. 셋째, 기존 연구에서 진료 시간은 주로 일차의료 상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20-24] 회진 시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였는데, 이 연구는 그 점에서도 기존 문헌을 보완한다.
이 연구는 여러 한계점이 존재하므로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환자 대상 설문조사와 의사 및 의과대학생 대상 설문조사의 시기와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환자 대상 설문조사는 2015년에 훈련된 조사원에 의한 설문조사 방식으로, 의사와 의과대학생 대상 설문조사는 2018~2019년에 자기기입식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시기 면에서, 의료 및 사회 환경의 전반적인 변화 외에도 특히 2017년 1차 환자경험 평가가 두 조사 시점 사이에 있어 의사와 의과대학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그 정도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조사 방법의 차이 역시 답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조사원에 의한 설문조사에서는 조사자의 존재로 인해 응답자가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을 더 크게 보일 수 있으며, 그에 반해 자기기입식 설문에서는 좀 더 솔직한 응답이 가능할 수 있다[25]. 그러나 이 연구에서의 질문이 응답자 본인의 입원 경험에 대해 묻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제3자의 입원 경험에 대해 묻는 것이므로 이 편향은 감소하였을 수 있다. 그럼에도 환자 집단에서 나타난 더 긍정적인 답변 경향이 본인의 입원 경험에 대한 질문이 아니더라도 조사원에 의한 설문에서 더 관대하게 답변하였을 가능성, 즉 조사 방법의 차이로 인한 가능성은 이 연구의 주요 한계이다. 둘째, 집단간 응답 성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가보고는 기본적으로 대상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언어로 표현하는 형식이므로 응답 성향의 차이가 개재될 수밖에 없다. 비네트는 인식 대상을 집단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표준화한 것이지, 다른 집단 간 응답 성향의 차이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집단 간 답변의 인식을 비교하는 것은 응답 성향의 차이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라는 가정이 필요하다. 셋째, 응답 성향의 잠재적 차이 외에도 이 연구는 임상적 비네트 활용과 관련된 또하나의 중요한 가정으로, 응답자 본인을 비네트에서 기술된 가상적 환자 정○○씨로 이입하는 정도에서 집단 간 차이가 체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그렇지만 자료를 통해 그러한 가정의 적실성을 검토할 수는 없었다. 넷째, 연구 대상이 2개 종합병원의 환자와 의사, 1개 의과대학의 학생으로 한정되어 있어 그 범위를 넘어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의사, 의과대학생 표본의 경우 확률 할당에 따른 표본 추출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실제 연구 참여자들이 목표 모집단과는 체계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 편향의 위험이 있다. 다섯째, 회진 시간만이 아니라 회진 시 발생하는 환자-의사 간 상호작용의 질 역시 중요하나, 이 연구에서는 그러한 상호작용의 질을 잠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구조적 요인인 시간(빈도와 길이)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이와 같은 여러 한계점을 고려할 때, 더 나은 연구 설계와 표본 선정을 통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Ⅴ. 결론
회진 시간의 길이와 빈도는 환자경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환자의 관점에서 보도록 하였을 때, 의사와 의과대학생은 동일한 회진 시간을 환자에 비해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으며, 오히려 제한된 회진 시간에 대해 환자보다도 의사와 의과대학생이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결과가 우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의 부족한 회진 시간에 대해 의사 스스로도 환자와 유사한 정도로, 심지어 더 크게 문제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이 연구의 결과로부터 의과대학생 역시 회진 시간 등 입원 중 환자-의사 간 상호작용의 개선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다만 이 연구는 여러 한계점이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를 요하며 연구 설계와 표본 선정 면에서 개선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Notes
Funding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 grant funded by the Korea government (MSIT) (No. 0411-20190053).
Conflict of Interest
None